살인의 기록부(웹소설)

3화. 조각난 증거

gmast 2025. 8. 15. 09:53

3화. 조각난 증거

USB는 다시 불빛을 토해냈다.
이번엔 새로운 파일.

 
[RECORD_BOOK - CASE FILE] Handler Override List: 01. Kang Taejun (M, 42) - Status: OMITTED 02. Park Jinho (M, 39) - Status: PENDING

박진호. 태준은 화면을 응시하다가 주먹을 쥐었다. 진호는 살아 있는 형사, 그 누구보다 원칙적인 동료였다. 그런데 기록부는 그의 이름을 ‘보류(PENDING)’ 상태로 올려두고 있었다.

“가해자라니…” 태준은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그는 이지은에게 화면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당황스러운 듯 숨을 삼켰다.
“진호 씨가… 가해자로 기록된다는 거예요?”

“아니면 누군가가 그를 그렇게 만들고 있는 거지.”


같은 시각, 경찰청 내부.
박진호는 보고서를 정리하며 느끼고 있었다. 최근 상부에서 내려오는 지시는 모호하고, 일부 증거는 의도적으로 누락되고 있었다.
그는 동료의 시선이 거슬리자 문득 노트를 덮었다. 책상 위에는 이름 모를 발신자가 보낸 쪽지가 놓여 있었다.

“기록부가 당신을 지목했다.”

진호의 눈빛은 굳어졌다.


밤, 태준의 작업실.
이지은은 과거 사건 자료를 뒤적이다가 숨겨진 기사 하나를 찾아냈다.
‘E-5 구역 어린이 실종 사건. 담당 형사: 박진호.’
기사는 중간에 삭제된 듯, 본문은 없고 제목만 남아 있었다.

“이 사건, 왜 기록이 끊겼을까요?” 지은이 물었다.
“아마도 기록부가 개입했겠지.” 태준은 USB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진호는—.”

그 순간, 창밖에서 휴대폰 플래시 불빛이 번쩍였다. 누군가 방 안을 촬영하고 있었다. 태준이 급히 창문을 열자, 어둠 속에서 발자국 소리만 멀어졌다.

테이블 위, 흰 종이 한 장이 남겨져 있었다.

“기록되지 않은 살인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다음 화 예고]

“진호를 둘러싼 과거의 미제 사건이 드러나고, 태준은 동료를 의심해야 하는 기로에 선다. 하지만 의심은 곧 배신의 씨앗이 된다.”